제38화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지겠다는 하시훈의 모습에 하수연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수연아, 그만해.”
고정윤이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앞으로 걸어가던 하시훈이 걸음을 멈추자 옆에 있던 설인아도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고정윤과 하수연도 하시훈의 싸늘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때 하시훈이 입을 열었다.
“난 인아를 선택할 거야.”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보고 있을 때 하시훈이 한마디 보탰다.
“인아는 내가 목숨을 걸고 지킬 사람이야.”
모두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하시훈을 바라보던 설인아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
하시훈은 그저 본인 태도를 분명히 밝히려는 것이다. 전에 서로 알지 못했는데 어떻게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겠는가?
반면 하수연과 고정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시훈이 이렇게 진지한 말을 하다니... 냉담한 성격에 어떤 일에도 무관심하던 하시훈이 대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고정윤과 하수연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시훈은 이미 설인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
하시훈과 설인아가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하영준이 갑자기 설인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설인아 씨, 사리 분별 잘하길 바라. 하씨 가문에 빌붙어 하루아침에 출세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
하시훈이 앞으로 걸으려 했지만 설인아가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돌려 평온한 눈빛으로 하영준을 바라보던 설인아는 턱을 살짝 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하씨 가문이 하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훈 씨는 제가 인정한 제 남자입니다. 아버님께서도 아드님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영준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강력하고 날카로운 기세는 당장이라도 사람을 짓누를 것 같았다.
‘설씨 가문에서 딸을 참 잘도 길렀구나.’
하지만 설인아는 하영준이 말하기도 전에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시훈의 눈빛에 약간의 미소가 떠올랐다.
...
돌아가는 길, 하시훈은 운전을 했고 설인아는 조수석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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