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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고정윤은 정말 화가 났다. 평소 예의 바르고 교양 있는 딸이 오늘 이렇게 공격적일 줄 몰랐다. 자기 엄마가 처음으로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에 하수연은 살짝 놀란 눈빛으로 고정윤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설인아 때문에 나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내다니? 비록 엄마가 빨리 며느리를 보고 싶어 했지만 아무나 데려오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자리에 앉아 있는 하수연은 여전히 떠날 생각이 없는 듯 계속 말했다. “엄마, 신중하게 생각해 봐요. 결혼은 큰일이에요.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시훈이가 그저 집에서 노는 여자를 데려오길 바라신 거 아니잖아요?” 아무런 능력 없는 여자를 하씨 가문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의자에 단정히 앉은 하수연은 손가락으로 반지를 돌리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하씨 가문이 비록 오랜 역사가 있는 집안이지만 나는 하씨 가문에 의지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하씨 가문의 돈도 쓴 적이 없고요. 스스로 돈을 벌 능력이 있으니까.” 대학 시절에 창업에 성공한 하수연은 지금은 회사 대표가 되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것 또한 그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었다. 하시훈의 눈빛이 잔뜩 어두워졌다. 설인아가 하씨 가문이 모두 알고 싶어 하는 인물, 청난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하시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인아도 스스로 돈을 벌 능력이 있어.” 하수연이 설인아를 바라보더니 조롱조로 말했다. “어떻게 버는데? 네 비서로 일하면서 벌어?” 오늘 이곳에 와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던 설인아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 말에 하시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하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그만 좀 해!” 화가 난 고정윤은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하수연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내가 너를 이렇게 가르쳤니?” 고정윤은 자신의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했다. 겨우 하시훈을 설득해 며느리를 데려오게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하수연이 피식 웃더니 설인아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너도 보았겠지만 너 때문에 우리 집안에 갈등이 생겼어. 설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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