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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설인아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제 막 진정되었던 심장이 또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깜짝 놀란 설인아는 손을 뻗어 남자를 밀어내려 했지만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시훈은... 단지 설인아에게 벌을 주려는 생각에 이렇게 한 것이었지만 설인아와 입술이 닿는 순간 멈출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해서야 겨우 입술을 떼고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경고했다. “이건 벌이야, 고맙다는 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설인아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시훈이 몸을 돌려 원래 자리로 돌아가 이불을 덮었다. 얼굴이 뜨거워진 설인아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쥐었다. 이렇게 해야만 미친 듯이 뛰는 심장 소리를 조금이라도 감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와 처음으로 같은 침대에서 누운 그녀는 오늘 밤잠을 못 잘 것 같았다. 하지만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잠이 들었다. ... 다음 날, 눈을 뜬 설인아는 햇빛이 커튼 사이로 비추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다가 어젯밤의 장면이 순식간에 머릿속에 떠올라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한 설인아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마음을 놓았다. 그녀가 우아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이런 상황을 마주하니 조금 어색했다. 두 사람이 같은 침대에서 잤을 뿐만 아니라 어젯밤 어둠 속에서 키스까지 했다. 이때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정신을 차린 설인아는 이불을 들추고 침대 옆에 있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발신자가 성주원인 것을 보고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안 성주원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안 일어났어? 준비해. 새로운 일이 생겼어.” 설인아는 바로 진지해졌다. “알겠어. 주소 보내줘. 바로 갈게.”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에 성주원은 아주 기뻤다. 설인아가 예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 모습에 성주원이 바로 말했다. “알았어, 바로 보낼게.” 전화를 끊고 옷장 앞으로 간 설인아는 정장 느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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