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장
가뜩이나 질투하던 차재욱의 얼굴은 한층 더 일그러졌다.
그가 허성빈을 탁 밀어내며 눈을 부라렸다.
“너랑 무슨 사이라고 서현이 그 소식까지 알려야 돼? 너만 아니었으면 이런 위험한 일은 안 당했어.”
허성빈의 얼굴에서 미안함이 흘러나왔다.
“미안해요, 손지희 비서가 서현 씨가 실력 좋은 데에 불만을 품은 거예요. 이미 잡혔으니까 어떻게 할진 서현 씨한테 맡길게요.”
이번엔 손지희가 달려와 강서현의 손을 잡고 울먹거렸다.
“후배, 이연이도 한 순간의 실수로 그런 거니까 너무 탓하지는 마. 성빈이가 업계에서 매장해 버리겠다는게 그럼 이연이 인생도 끝이야. 힘들게 디자인 학과 졸업했고 부모님도 평범한 근로자들이셔.
그러니까 제발 앞길 망치지는 말아줘, 나한테 체면 준다 생각하면 안될까?”
강서현이 담담히 입꼬리를 들었다.
“그러니까 선배 말은 내가 그 사람 인생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용서해 달라는 거지. 책임은 묻지 말아줘, 너처럼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교 다녔던 애야. 너도 알잖아,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손지희를 바라보는 강서현의 눈가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그렇게 힘들면 왜 삐뚠 길에 들어선 거죠? 이런 짓을 벌인 데에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건 몰랐다는 겁니까?
정 용서하길 바라면 선배가 냉동 창고에 40분 있다가 나와 보세요. 그때도 이런 말이 나오면 비서 용서해 줄게요.”
허민주가 분에 겨워 끼어들었다.
“지희 언니가 너랑 같아? 언니는 어려서부터 공주님으로 떠받들려 자랐어, 그런 사람더러 냉동 창고에 있으라고?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그럼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파리 목숨이라는 뜻이네요? 부당 대우 받고도 혼자 참아야만 하는 거예요?”
“강서현, 너 지켜주는 사람 있다고 주제넘게 굴지 마. 천하의 지희 언니가 사과까지 했는데 그거로는 부족해? 또 뭘 어쩌려고?”
몰아붙이는 허민주 앞에서도 강서현은 주눅 들긴 커녕 피식 웃어 보였다.
“정 그렇다면 공평하게 비서 경찰서에 보내야겠네요. 살인 미수면 아마 평생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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