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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장

수척해진 윤미선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강서현이 그녀를 황급히 부축했다. "아주머니, 대체 무슨 일인데 이러세요?” 윤미선이 눈물을 머금고 꺼낸 말은 이러했다. “서현아, 어젯밤에 준이 아빠 사고 나서 의식 불명 상태야. 의사가 그러는데 뇌신경을 다쳐서 식물인간 될지도 모른대. 다 이준이 고모들이 한 짓이야, 이준이 해치려다 실패하니까 아버지를 노린 거지. 회사 주주들이 그 소식 듣고 후계자 선거하겠다고 난리야. 우리 집안엔 기혼자만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근데 준이는 아직도 미혼인데다 걔 고모들이 그 자릴 호시탐탐 노리잖아. 독하고 잔인한 것들이야. 회사가 그 인간들 손에 넘어가면 우리 편에 섰던 주주들까지 해코지 당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강서현은 벌써 윤미선이 찾아온 의도를 파악했다. 저더러 이준과 결혼하라는 말이다. 결혼 생각만 하면 바늘에 쏙쏙 찔리듯 가슴이 저려왔다. 첫 결혼생활이 가져다준 비참한 결과를 영원히 잊지 못한다. 다만 이준은 그녀에게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다. 그의 보살핌이 아니었으면 오늘날의 강서현과 콩이도 없었을 테니까. 눈을 축 늘어뜨린 강서현이 상념에 잠겼다. “아주머니, 이준 씨가 저 찾아오라고 한 거예요?” 윤미선이 고개를 저었다. “준이는 내가 이 말 꺼내자마자 단칼에 잘라버렸어, 너 난처하게 하긴 싫다고 했는데 나도 어쩔 수가 있어야지. 서현아, 준이랑 결혼할 생각 전혀 없다는 거 알아. 이번엔 그냥 눈 딱 감고 연기만 해주면 안되겠니, 혼인신고 하지 말고 결혼식만 올리자. 준이가 후계자 자격만 받아내면 언제든 떠나도 돼.” 윤미선의 진심 어린 애원에 도저히 부정 한마디를 못하겠다. 자폐증을 앓던 콩이에게 가족이 필요하다는 말에, 그는 적극적으로 아빠 역할을 자처했다. 콩이와 그녀의 손을 이끌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게 해준 이준이었기에 그가 역경을 마주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강서현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할게요. 이준 씨랑 결혼할게요.” 확답을 받은 윤미선이 강서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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