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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장

사람들의 제지를 무릎쓰고, 재욱은 고집스레 차쪽으로 다가갔다. 불길이 너무 거센 탓에, 차안 상황이 어떤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일단 돌로 차창을 깨부시고 강서현부터 구해야 했다. 돌로 창문을 내리찍으며 그가 갈라터진 목소리로 외쳤다. “서현아, 조금만 참아, 내가 왔어.” 애석하게도 불길이 거센데다 방탄 유리인 탓에 도통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흘러내린 휘발유가 많아질수록 화마는 더 커져만 갔다. 한시라도 빨리 차문을 열지 못했다간 폭발할지도 모른다. 그럼 서현이도 못 구할 텐데. 차재욱이 미친 듯이 차창을 내리찍었다. “서현아! 겁먹지 마, 죽어도 내가 같이 죽을게.” 불길이 덮치며 두 손에 타는 듯한 통증이 전해졌다. 그럼에도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사이, 강서현과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상처를 줬고, 버리기도 했기에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했다. 죽을 각오로 차창을 박살내려 할 때였다. 등 뒤에서 강서현의 긴장 어린 부름이 들려왔다. “차재욱!” 그 목소리에 우뚝 멈춰선 남자다. 고개를 휙 돌리니 머지 않은 곳에 겁에 질린 강서현이 서있었다. 참고 참았던 감정이 강둑터지듯 폭발하는 순간이다. 돌을 내던진 그가 강서현에게 달려갔다. 품에 꽈악 끌어 안고 절대 팔에서 힘을 풀지 않았다. 파들파들 떨던 그의 입에서 목멘 소리가 흘러나왔다. “서현아, 서현아.”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여자를 끌어안고 대성통곡하긴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도 못 참겠는 걸 어떡하라고. 강서현이 안에서 죽을 줄 알았는데, 이대로 영영 못 구할 줄 알았는데. 뜨거운 눈물이 서현의 어깨를 흥건히 적셨다. 너무 뜨거워서, 심장이 찌르르 떨렸다. 서현이 재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차분히 달랬다. “괜찮아, 나 멀쩡해 차재욱.”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마냥 차재욱은 끝까지 강서현을 놔주지 않았다. “서현아, 내가 두 번 다신 네 손 안 놓을 거라고 약속할게.” 서현이 이번엔 긴장감에 휩싸인 그의 등을 다독였다.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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