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장
지난 일이 떠오르며 서현은 이불자락을 꽉 움켜잡았다.
최금희가 말들을 평생 잊지 못한다.
차재욱이 저와 결혼한 건 진이나의 액운을 막기 위해서라며, 시종일관 좋은 남편 연기를 이어간 것 또한 절 총알받이로 쓰기 위한 것일 뿐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다던 그 말.
강서현의 유일한 희망이 완전히 박살난 순간이었다.
차재욱이 강요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라 여겼으니까, 진짜 그런 거라면 미워하지 않을 자신도 있다고 여겼으니까.
현실은 달랐다, 차재욱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르는 게 없었다.
진이나 앞에서 절 사랑한 적 없다고 쐐기를 박기까지 했다.
그 생각에 서현이 입매를 비틀었다.
추궁에 최금희는 울음을 뚝 그치고 아련하게 강서현을 바라봤다.
“서현아, 그땐 내가 거짓말했어. 내가 네 외모랑 능력을 좋게 봐서 재욱이 옆에 뒀던 거야, 널 진이나 방패막 삼으려 했던 걸 재욱이는 그때까지 몰랐거든.
재욱이 명의로 선물 보내면서 재욱이가 널 좋아한다고 흘렸던 것도 나야. 진이나가 불임이라는 거 알고 너희 둘 술에 약 탄 것도 나고.
너 임신하고 재욱이가 결혼하겠다고 하니 그때서야 내가 내막을 알려줬지. 그렇게 화를 내면서도 재욱인 너랑 현승이를 놓지 못했어. 결혼 뒤에도 행여 다칠까 봐 사력을 다해 두 사람 지켰던 애야.
진이나가 위협하지만 않았어도, 네가 액운 덩어리라는 내 말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재욱인 너랑 이혼 안 했다.
그러니까 다 내 탓이야, 재욱이 탓은 하지 마렴. 재욱이도 억울하게 당한 쪽이니까.”
강서현은 감동 받긴 커녕 더 차갑게 식어갔다.
“여사님, 제가 차현승 용서한 건 그때 현승이가 겨우 세 살밖에 안돼서였어요. 대신 스물 여덟인 차재욱한테야 당연히 옳고 그름을 판단할 만한 능력이 있겠죠.
지금 이 모든 건 다 차재욱 스스로 했던 선택의 산물 아닌가요, 여사님 말씀 몇 마디로 용서할 생각 없습니다.
이만 가보세요, 다신 오지 마시고요.”
서현은 쌀쌀맞게 쏘아붙이며 여지도 주지 않았다.
벌써 4년 전, 이 집안을 꺼나는 순간부터 그들과는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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