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장
먼저 입을 뗀 건 당사자도 아닌 차재욱이었다.
“고모님, 이준 씨 비혼주의라면서요. 이렇게 강요해 봤자 행복한 결혼 생활은 못할 겁니다, 상대에겐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이준 역시 차재욱이 여기 앉아있는 의도를 알아챈다.
그가 강서현의 어깨를 감싸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그땐 짝을 못 찾아서죠. 지금은 찾았으니 당연히 안정적인 살림을 꾸려야지 않겠습니까.”
송재형이 얄궂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우리 동생 결혼 안 한 건 그동안 이상형을 만나지 못해서지. 이젠 드디어 찾았는데 결혼이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그래도 너한테 비하면 턱도 없지. 네 이상형 지키겠답시고 딴 여자 데려와서 총알받이로 썼다며? 쯧쯧, 아주 사랑꾼이 따로 없네.
아 맞다, 그래서 그 총알받이는 어떻게 됐는데? 액막이로 쓰이면서 몇 번이고 죽을 뻔했는데 요즘 연락은 하냐? 설마 그것마저 끊어버린 건 아니지?”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말에 차재욱은 주먹을 억세게 움켜잡았다.
당장이라도 주먹을 들어 올려 송재형의 얼굴에 내리꽂고 싶을 정도다.
이래서 쿨하게 집안 행사에 초대해 준 거구나.
놀림거리나 되게 만들려고.
그의 시선이 강서현에게로 옮겨갔다.
서현은 고개를 숙이고 콩이에게 새우껍질을 까주는 중이다.
전혀 동요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파르르 떨리는 손끝이 그녀의 심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쯤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아직도 아물지 않은 커다란 흉터라 언급될 때마다 감출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다.
충동과 아픔을 간신히 누른 차재욱이 송재형을 향해 쏘아붙였다.
“말할 줄 모르면 입 다물어.”
꽤나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송재형은 외려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냥 해본 말인데 영 급해 보인다 너? 아직도 그 애송이 못 잊었냐?”
이때, 이준이 갑자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형님 말이 맞습니다, 그동안 전 서현이를 찾고 있었던 거예요.
차 대표님만큼은 아니지만 저 역시 애정이 큽니다. 서현이한테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줄 거예요, 늘 곁에 있어줄 거고요.”
늘 곁에 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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