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강서현의 손목을 차재욱이 덥석 낚아챘다.
“강서현, 믿을지 말지는 네가 선택해. 널 만난 건 지극히 우연이었을 뿐이야, 진이나한테 우리 아들 주려 했던 적도 없어. 현승이한테 엄마는 네가 유일해.”
강서현이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널 너무 믿었던 내 탓이지, 속은 줄도 모르고 좋다고 네 옆에서 맴돈 내 탓이지.
더 이상 같은 실수는 안 해, 나한테 상처 줬던 사람들도 용서 안 할 거야. 용서 받을 자격도 없으니까!”
차재욱과의 기억을 있는 데에 4년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정작 그를 마주할 때면 왜 또 그때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헤집을까.
우동이 먹고 싶다는 저를 위해 폭설까지 뚫고 한밤중에 동분서주하던 이 사람이, 틈만 나면 배에 엎드려 이야기를 해주던 이 남자가.
아들이 태어난 뒤론 행여 잠을 설치기라도 할까, 홀로 아이를 데리고 방에서 자던 남자였다.
출장이라도 가는 날이면 발렌타인데이라며 몰래 서프라이즈를 해주던 남자였다.
눈치 없이 예쁘기만 한 기억들이 지금의 강서현을 더 힘들게 만든다.
남자의 다정함에 빠졌던지라 조금의 냉대도, 일말의 무정함도 감내하기가 힘들었다.
지난 기억이 끼쳐와, 강서현은 이를 꽉 악물었다.
펜을 내동댕이치고 멀어지는 그 뒷모습에 차재욱은 미간을 문질러댔다.
뭘 어떡해 해야 강서현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지.
——
토요일 이른 아침.
벌써 눈을 뜬 콩이는 의자 위에 올라 까치발을 들었다.
차현승이 막 깼을 때, 콩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캐리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옷을 개고 있었다.
서툰 솜씨에 옷더미에 파묻힐 정도이긴 하지만.
귀여워 미치겠는 모습에 차현승 픽 웃음을 흘렸다.
“콩이 오빠 캐리어 들어가서 같이 비행기 타려고?”
오빠 목소리를 들은 콩이가 짧은 다리로 캐리어에서 기어나왔다.
부스스한 머리를 찰랑이며 침대맡으로 온 아이가 샐긋 미소 지었다.
“오빠, 놀이공원, 목마.”
새로 터득한 단어에 차현승이 기특해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대회 끝나면 오빠랑 같이 놀이공원 가서 회전 목마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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