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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간호사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서울시의 어떤 거물을 건드렸다고 하던데... 매일 방에 누워만 있었는데 어떻게 거물을 건드릴 수 있겠어요?" 그 말에 유소정의 몸이 굳었다. 거물을 건드렸다고? 여민석인었다! 왜 환자한테 이정도까지 밀어붙이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미오 씨 괜찮아요?" 간호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서 아직도 안에 멍 때리고 있는 유소정을 보고 물었다. 유소정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으면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유소정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나와서 간호사를 따라서 성경진의 병실로 갔다. 간호사는 그동안 신경진의 생활에 대하여 서술했다. 그리고 병실 문앞에 도착하자 간호사는 머뭇거리며 유소정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먼저 들어가세요, 제가 약 가져올 게요." 유소정은 간호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있는 성경진은 많이 핼쑥해졌고 전의 활발하고 잘생긴 소년이 지금은 백지처럼 산 사람 같지 않았다. 얼굴에 항상 햇살 같은 미소를 지은 소년이 지금은 조용히 누워있었다. 유소정은 입술을 오므리며 죄책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면 성경진이 이 정도까지 되지 않았을텐데. "누나..." 자고 있던 성경진이 갑자기 눈을 떴다. 잘못 본 줄 알고 힘겹게 손을 들어 눈을 비볐더니 진짜 유소정이 온 걸 확인하고 그제서야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유소정은 바로 눈시울이 빨개지며 걸어가 곁에 앉았다. "경진아..." "누나, 저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요." 성경진을 발버둥치며 일어나려 했다. 유소정은 다가가 부축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어? 경진아, 넌 아직 어리고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많은데 왜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거야? 건강한 몸이 있어야 좋아하는 직업을 계속 할 거 아니야?" "누나..." 성경진 얼굴의 미소가 사라지고 목소리도 처량해졌다. "하지만... 다 수술대 위에 죽었어요..." 유소정의 눈동자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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