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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뚜... 뚜... 상대방이 통화중이니 잠시후 다시..." 방금까지 아무도 받지 않았던 전화가 지금 통화 거부라니! '참 대단하네, 유소정. 감히 내 전화를 거부하다니.' 정윤지는 여민석이 계속 유소정한테 전화하는 모습을 숨 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사모님이 전화하지 말라고 분부한 일을 진심으로 도련님한테 알려주고 싶었지만 언제든 폭발할 것 같은 여민석의 모습을 보고 정윤지는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 기계음이 들리면 다시 걸고 여민석은 이 동작을 반복했다. 드디어 짜증이 난 유소정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물었다. "무슨 일인데?"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네?" 여민석은 화가 났다. 그 화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소정만이 그 분노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유소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거리를 둔 어조로 말했다. "여민석, 브런치를 먹겠다고 했지만 굳이 내가 만들어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잖아? 게다가 여씨 가문의 세력으로 아침 만드는 셰프 하나 구하기 어려워 사모님이 직접 해야 하나?" 여민석은 반박할 말이 없었다. 여씨 가문에는 셰프들이 많았다. 하지만 3년 동안 그의 모든 반찬은 모두 유소정의 손을 거쳤는데 지금 그만하겠다고? "유소정, 앞으로도 이런 강한 태도를 유지하길 바래." 여민석은 이를 갈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유소정의 죄책감을 일으킬 지 몰랐다. 유소정은 마음이 조였다. '이 자식이 또 협박이라니!' 사내 자식이 꼭 이런 방식으로 여자를 압박해야 하냐고? 하지만 이번에 여민석은 유소정의 답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말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유소정은 약간 걱정이 되었다. 여민석이 지금 유일하게 그녀를 협박할 수 있는 것이 유씨 그룹이었다. 쓸모없는 아버지와 오빠는... 여기까지 생각하자 유소정은 마음이 답답했다. 비록 다 같은 유씨 가문 사람이지만 오빠는 가문의 모든 도움을 누릴 수 있었고 유소정은 도움을 받기는 커녕 능력이 없어도 가문을 위하여 헌신하여야 했다. 모든 이용가치가 사라지기 전까지 계속 오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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