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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유소정은 손을 뻗어 안청하를 잡아 그녀를 막으려 하였다. 하지만 안청하는 전혀 멈출 생각없이 곧장 밖으로 나섰다. 병실 문 앞에서 구정혁은 큰 체구에 긴 팔과 다리로 그들의 앞길을 막고 있었고, 그들이 뭐라든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구정혁, 니가 전화해서 유소정에게 신경 쓰라고 했잖아,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니가 우리를 막아?" 여민석이 분에 차 물었다. "민석씨." 백은서는 그의 팔을 꼭 붙잡고, 교태를 부리며 여민석에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구정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가 띄여있었다. "구선생, 나와 소정인 동료이자 친구인데, 그녀에게 이렇게 큰 일이 생겼는데, 당연히 와서 살펴야죠. 뭐라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헉, 그쪽이 소정이를 걱정하러 온 건지 비웃으러 온건지, 가슴에 손 대고 물어 보든가?!" 안청하는 구정혁의 손을 밀어내고 몇 걸을 걸어 백은서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백은서보다 조금 키가 커, 시선을 아래로 한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백은서는 갑자기 병실에서 튀어나온 그녀에게 놀래 한 걸음 물러나며, 중심을 잃은 상반신이 여민석의 품에 떨어졌다. 그녀는 놀란 토끼처럼 붉어진 눈동자를 한채 전신을 떨고 있었다. 여민석은 그녀의 약한 허리를 쓸어주고는 턱을 약간 들어 올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소정을 위해 나서는거야? 돈을 위해서라면 체면이고 뭐고 다 포기하는 자를 위해 나설 가치가 있는거야?" 안청하는 화김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바로 유소정이 삼년 이나 사랑해온 쌍놈인거야?! 그의 시큰둥한 표정엔 마치 소정의 이름을 언급만 하면 입을 더럽히는 것 같았다. 구정혁은 안청하의 뒤에 서있었다. 자신의 어깨에 불과한 여자가 갑자기 팔짱을 끼고 분노에 불타듯한 모습을 보니, 마치 언제든지 여민석에게 주먹을 날리기 위해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다. "풍요로움이 기품을 준다고, 똥내나는 돼지도 불교에 접하면 마음이 하나님을 향한다는데, 사람 가죽의 넌 속이 가축보다 못하구나!" 안청하는 기세가 좋았다. 양손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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