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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도발적인 눈빛이었다. 백은서는 보고 화가 나서 쫓아가려고 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백은서의 시선이 자신을 쫓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유소정은 여민석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여민석, 이 손 놔.” 하지만 여민석은 잔뜩 화를 내며 씩씩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다리 아파…” 말랑말랑한 애교 섞인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 말에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면서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발걸음은 이내 멈추었다. 여민석은 유소정을 짜증스럽게 쳐다보고는 허리를 굽혀 그녀를 번쩍 안아올렸다. “악.” 유소정은 깜짝 놀라 그를 두 손으로 꼭 껴안았다. “뭐, 뭐하는 거야?” ‘설마 날 던져서 죽이려고 하지는 않겠지? 어젯밤에 나를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는데도 난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어. 그런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화를 낸단 말이야?’ 여민석은 유소정의 목에 두른 순백의 목도리를 발견하고,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왜? 나한테 네 인성을 모욕하지 말라고 했으면서 네가 한 일은 별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 저 남자랑 밤새 뒹군거야? 그래?”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혹시 질투하는 거야?” 유소정은 여민석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여민석이 그녀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원래 거리가 매우 가까웠다. 유소정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자 여민석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그의 까만 눈동자에는 귀엽고 깜찍한 유소정뿐이었다. 이건… 여민석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유소정의 모습이었다. 유소정을 안고 있던 손이 점점 느슨해졌다. 여민석은 그녀를 차 뒷좌석에 태우고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내가 질투할 것 같아?”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는 다른 손으로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목도리를 잡아당겼다. 유소정이 정말 그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와 놀아난 것이라면, 그는 반드시 유소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목도리를 잡아당기자, 유소정은 무의식적으로 목을 가리려고 했다. 하지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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