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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경비원의 무정한 목소리가 서지아의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 곧이어 서지아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발을 구르며 대꾸했다. “가면 되잖아요!” 말을 마친 서지아는 이삿짐센터를 불렀다. 그러나 갈 곳이 없는 그녀는 목적지를 말하지 못했고 몇 번이나 물었는데도 대답을 듣지 못한 운전기사는 짜증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한참 후, 서지아는 겨우 전에 살던 아파트 이름을 운전기사에게 알려주었다. “효성 아파트로 가주세요.” 서지아는 어쩔 수 없이 집주인에게 연락해 월셋집의 임대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이야기했고 다행히 며칠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다음 세입자가 없어 무사히 효성 아파트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얼마 후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서지아는 자신의 가족들이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서지아 가족들의 옷차림은 촌스러웠지만 깨끗하고 정갈했다. 그러나 서지아는 그들을 싫어했기에 대하는 태도도 좋을 리 만무했다. 서지아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운전기사는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운전석에서 내려 차에 실었던 서지아의 짐을 내렸다. “서지아! 돈 갚아!” 서지아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서태호와 이가은이 차 주위를 에워쌌다. 남은 가족들은 서지아의 짐을 향해 달려가더니 값싼 물건은 바닥에 던져버리고 비싼 가방과 옷들을 재빨리 뒤에 있는 봉투에 담았다. “그만둬요! 그건 내 물건이니까 뺏어가면 안 돼요!” 서지아가 아무리 저지해도 달려드는 수많은 손을 막을 수 없었다. 곧이어 서지아의 짐가방이 뜯겨지고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주위에 구경꾼들이 점점 모여들어 서지아와 그녀의 가족들을 손가락질했다. 그럼에도 서지아의 가족들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딸이 집에 있는 돈을 훔쳐 가서 우리가 물건을 좀 가져가겠다는데, 왜요?” 그들은 서지아의 짐을 빼앗은 것으로 모자라 서지아의 설득에 집으로 올라간 뒤에는 바닥에 드러누워 서지아를 마음껏 부려먹었다. 덕분에 서지아는 가족들이 먹을 밥을 준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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