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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박성희는 서지아의 옷을 잡아당겨 그녀의 머리를 분수 속에 눌렀다. 비록 빠르게 흐르는 물줄기는 아니었지만 코와 목구멍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물에 서지아는 숨이 막히고 괴로웠다. 서지아는 끊임없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물에 사레가 들려 기침을 했고 그 탓에 더 많은 물을 마셔야 했다. 한참 후, 박성희는 서지아의 옷깃을 잡아당겨 그녀를 들어 올렸다. “서윤이가 느꼈던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절망을 경험해 보니까 어때? 조금만 애쓰면 살 것 같은데 무기력한 기분이지!” 박성희는 서지아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더러운 것을 만진 것처럼 손을 털었다. “인우야, 지완아, 좋아하는 여자가 질투해서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길 원한다는 이유로 다른 여자에게 잘해준다는 게 말이 되니? 멍청하긴! 서윤이가 너희 둘 말고 경주의 강민재를 선택한 것도 당연한 일이야.” 이번에 박성희는 자신의 아들인 김인우의 편에 서지 않았다. 나현정도 박성희의 말에 동조하며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은 너희들이 잘못했어. 서윤이는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까 더는 가서 방해하지 마.” 나현정의 말에 육지완은 시선을 내린 채 어두운 눈빛을 띠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김인우는 입술을 꾹 깨물고 고집스럽게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다. 쉽게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비즈니스 업계에서의 경쟁과 필사적인 싸움을 겪어온 두 사람에게는 뼛속 깊이 새겨진 고집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나현정과 박성희는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로서 김인우와 육지완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들이기에 두 사람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나현정과 박성희가 떠나고 육지완은 사람을 시켜 바닥에 있는 서지아를 밖에 내던지게 했다. 서지아는 초라한 몰골로 짐과 함께 길거리에 버려졌다. 이때 순찰을 하던 경비원이 황급히 서지아를 향해 손짓했다. “여기서 떠돌이 생활을 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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