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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이 말을 들은 송서윤이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아니. 경주에는 우리 부모님도 있고 가족들 모두 내 옆에 있어. 해성은 이젠... 지쳤어.” 순간 육지완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안색이 확 차가워졌다. “내가 너 반드시 후회하게 해준다! 넌 분명 다시 우리한테 돌아올 거야.” “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당신들한테 그런 기회를 안 줄 거거든요” 강민재가 손을 까딱거리자 경호원들이 육지완과 김인우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까지 묶어서 헬기에 실어버렸다. 신혼인 아내에게 너무 사악한 모습을 보인 것만 같아 강민재는 내심 긴장했다. “서윤 씨, 제가 이러는 거 혹시 무서워요?” 이 남자가 강씨 가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건 분명 강압적인 수단이 있다는 걸 증명해준다. 하지만 그 모습을 현재 송서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송서윤은 그런 강민재를 지그시 바라보며 문득 둘 사이의 거리가 훨씬 좁혀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리가요. 깔끔하게 잘 처리했네요 뭘.” 귀찮은 인간을 둘이나 해결해주니 이보다 더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두 남자가 여기까지 쫓아올 줄은 미처 예상치도 못했다. 그녀는 단지 본인만 사라져준다면 육지완과 김인우도 눈치 볼 것 없이 대놓고 서지아에게 대시할 줄 알았다. 세 사람은 이제 한집에서 살게 됐으니 더 가까워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서지아도 그럴 마음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단지 내가 옆에 없는 게 적응되지 않아서 그럴 뿐이야.’ 사진 한 장도 몇 년간 방에 걸어뒀다가 없어지면 아쉽기 마련인데, 하물며 20여 년을 함께 지낸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니 적응되지 않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었다. 이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습관이란 건 언제든 고칠 수 있는 법이니까. 송서윤은 강민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 시각 헬기 안에서 육지완과 김인우는 요란스러운 소리에 마음이 더 심란해졌다. ‘우리가 여길 왜 왔지? 대체 한 게 뭐야?’ 한 걸음만 늦었을 뿐인데 송서윤은 혼인신고를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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