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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그녀는 육지완과 김인우가 어떻게 미쳐 발광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곧장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가 이륙한 순간 그녀는 여느 때보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다만 해성시 호수 별장은 여느 때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세 시간이 지났지만 송서윤은 그림자도 안 보였다. 육지완과 김인우는 진작 서지아를 데리고 호수 별장에 도착해서 그녀만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 별장에는 오직 그들 세 사람의 캐리어만 있을 뿐 송서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육지완은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 꼭 마치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김인우도 소파에 앉아서 안색이 잔뜩 일그러졌다. 다만 서지아는 모든 걸 뻔히 알면서 입밖에 내뱉지 않았다. 두 남자가 줄곧 침묵만 지키자 그녀가 먼저 정적을 깨트렸다. “언니가 아직 정리를 못 마쳐서 늦을 거야. 우리 일단 방부터 꾸밀까? 저녁에 다 함께 밥 먹기로 했잖아. 언니도 약속을 어길 일은 없어.” 육지완은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비록 몸을 움직이진 않았지만 가슴 속으론 당장 나가보라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라고 미친 듯이 외치고 있었다. 김인우와 육지완의 통화내역 리스트는 온통 송서윤으로 물들였다. 수없이 전화를 걸었지만 좀처럼 받지를 않으니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는 언짢은 얼굴로 외투를 챙기고 문밖을 나섰다. “서윤이한테 무슨 일 생긴 것 같아. 내가 한번 돌아가 볼게.” 육지완도 더는 앉아있을 수만 없어 일꾼들에게 분부한 뒤 조금 미안한 눈길로 서지아를 쳐다봤다. “미안, 나도 가봐야겠어. 여긴 네가 잘 지켜. 금방 돌아올게.” “지완 씨! 인우 씨!” 서지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두 남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한편 전에 살던 집은 텅 빈 상태였다. 두 남자는 각자 수입차를 몰고 해성시를 누비고 다녔지만 송서윤의 그림자조차 안 보였다. 둘은 또다시 약속이나 한 듯이 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 육지완이 먼저 비서 장수현에게 전화해 송서윤의 행방을 조사해보라고 했다. 잠시 후 장수현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대표님, 송서윤 씨는 오늘 비행기로 경주시에 돌아갔습니다. 지금쯤 도착했을 겁니다.” 그 순간 육지완과 김인우 모두 머리가 백지장이 되었다. 둘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넋을 놓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김인우는 이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서윤이가 왜 갑자기 경주에 돌아간 건데? 해성에서 줄곧 우리랑 함께 살겠다고 했잖아. 장 비서, 제대로 조사한 거 맞아요?” 육지완도 못 믿는 눈치가 뻔했다. 그는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진지하게 곱씹었다. “장 비서, 다시 한번 조사해서 똑똑히 확인하고 보고해.” 전화기 너머로 싸늘한 침묵이 흘렀다. 장수현은 몇 번이고 재차 확인한 후에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인우 씨, 제대로 확인한 거 맞습니다만...” 그는 말하면서 티켓 정보까지 육지완에게 보내줬다. 티켓 정보까진 위조할 수가 없다. 그 위에 적힌 상세한 날짜와 성함을 확인한 두 사람은 넋을 놓아버렸다. 육지완은 환각이 생긴 것만 같아 얼른 옆에 있는 김인우를 쳐다봤다. 둘은 서로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멍하니 마주 볼 뿐이었다. 찰싹. 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고 두 남자는 어느덧 머리가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송서윤이 진짜 떠나갈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새집에 이사 가는 일로 의논하고 있었던 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두 남자는 좀 전에 집을 나설 때 송서윤의 이상한 반응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불현듯 김인우가 머리를 내리쳤다. 집을 나서기 전에 송서윤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면서 했던 마지막 한 마디가 그제야 떠오른 것이다. “다 준비됐어요. 이제 곧 떠날 거예요. 저녁이면 도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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