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신다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금희는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다. “저 여자가 누군데? 저기요, 한성 그룹에서 일하는 거 맞아요? 한성 그룹 사모님도 못 알아보는 거예요?” 강금희의 말에 정 매니저의 얼굴이 확 변했다. 목구멍은 생선 가시가 걸린 듯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아, 참. 서찬미 씨가 말하지 않았나 보네요? 이분은 박 대표의 아내이자 신씨 집안의 아가씨 신다정이에요. 방금 한 행동을 보니 서찬미 씨를 위해 박 대표님의 사모님 심기를 건드리는 것쯤은 아랑곳하지 않는가 봐요.” 강금희는 참는 성격이 아니다.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한다. 정 매니저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잠깐 사이에 벌써 몇 번이나 변했는지 모른다. 신다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언이와 이런 자리에 거의 참석하지 않다 보니 매니저님이 저를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우리 만난 적은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의 만남은 더 잘 기억될 것 같네요.” 신다정은 이를 악물고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었다. 정 매니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제가 높은 분을 몰라뵙네요. 사모님,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박 대표님 말대로 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사모님이 이미 와 계실 줄은 몰랐어요. 저...” 신다정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돌아가서 박시언에게 오늘 당부를 완수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말할게요.” 이 말을 들은 정 매니저는 깜짝 놀랐다. 온몸에 힘이 풀리는 듯했다. 그동안 박시언의 곁에 서찬미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 정실부인이 있다는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정실부인 앞에서 그는 방금 무슨 말을 했단 말인가! “경비, 빨리 쫓아내요.” 강금희가 귀찮은 듯 손을 흔들었다. 정 매니저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서찬미는 경비원에게 두 팔이 잡힌 채 이던 호텔에서 쫓겨났다. 사람들이 나간 후 강금희는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 “뻔뻔해! 천한 년! 이렇게 내쫓는 거로 끝내 내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밖에 나가서 차에 치여 죽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