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쌀쌀맞은 박시언의 말투에 신다정이 의아해한다.
전엔 한번도 이렇게 자신을 대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왜지? 약 잘못 먹은것도 아니고?
그래, 방금 기자가 한 질문 때문에 더 경각심 챙기려는 거겠지.
박시언의 말에 서찬미는 제대로 실망한 눈치다.
생일날 밤부터 거리를 두며 냉담하게 대하더니 서찬미가 먼저 연락을 해도 딱히 바뀌는게 없었다.
“네, 그럼 갈게요.”
씁쓸하게 뒤돌아서는 서찬미의 모습에 박시언이 그제야 후회를 한다.
방금 말이 너무 심했나?
그때, 신다정이 입을 열었다.
“여자들 마음은 손만 대도 으스러질 정도로 여려. 그러니까 위로할거면 지금 가서 해줘.”
“나더러 가서 위로를 해주라고?”
박시언이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어쨌거나 당신이 이끌어준 여대생이잖아. 계속 잘해주다가 갑자기 차갑게 구니까 실망할 만도 하지.”
박시언은 입술만 꾸욱 깨물뿐 대답이 없다.
“더 있다간 늦어. 이 비서 운전 빠른거 알지?”
“그렇게 자극할 필요 없어.”
박시언이 신다정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봤자 내 와이프는 너니까.”
어안이 벙벙해진 신다정의 손을 잡고 박시언이 행사장을 빠져나온다.
박시언의 옆모습을 보니 문득 오래전 그가 처음으로 손을 잡고 집으로 데려갔던 날이 떠올랐다.
박시언의 기억 속엔 더 이상 머물러 있지 않을거다.
열두살 장난꾸러기 소녀와 공부에만 푹 빠져있던 열입곱살 소년의 모습 말이다.
그땐 환상에 잠겨있었다, 언젠가 옆모습이 예쁜 이런 남자와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애석하게도 신다정은 더이상 그런 소녀감성을 품고 있는 어린애가 아니다.
신다정이 박시언에게서 손을 빼냈고 박시언은 그 자리에 떡하니 서있는 신다정을 돌아봤다.
“왜?”
“기자들도 없는데 손 잡을 필요 없잖아.”
신다정은 표정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박시언도 방금 전 행동에 대한 합리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으니까.
“가자.”
신다정은 걸음을 재촉했고 박시언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얼떨떨하다, 갑자기 왜 저렇게 기분이 다운됐지?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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