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그리고 박시언은 그녀의 말투에서 진지함을 느꼈다.
저녁 무렵, 지태준은 사무용 책상 앞에 앉아 전화를 끊었다.
“뭐래?”
반지훈이 옆에서 물었다.
“합격했대.”
반지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진짜? 진짜 합격했어?”
그는 도무지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너 설마 뒤에서 도운 거야?”
“나랑 상관없어. 시험으로 합격한 거야.”
“헐, 대박...”
반지훈은 턱이 다 빠질 것 같았다.
“신다정 이 여자 진짜 대단한 여자였네. 내 기억으론 분명 외국어 전공이었어... 금융과는 전혀 상관없는데 어떻게...”
“신다정 언어 천재야. 열일곱에 석사학위를 받은 여자라 역시 다르네.”
신다정이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는 땅을 낙찰할 때부터 지태준은 그녀의 눈빛에서 강인함과 의지를 보아냈다.
이거 정말...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다음 날 점심 신다정은 창가에 기대어 금융 도서를 읽고 있었다.
이때 유씨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렸다.
“사모님,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오셨어요.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죠?”
“오늘 저녁 친정 모임에 가시는 거로 알고 있어요.”
신다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유씨 아주머니가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다.
신다정은 머리를 꾹꾹 눌렀다.
만약 매달 한 번씩 열리는 가족 모임이 아니라면 그녀는 정말 가기 싫었다.
“그래요. 들여보내세요.”
신다정은 손에 들린 책을 내려놓았다.
신씨 가문은 명문가였기에 매달 한 번 가족 모임을 가지는 규칙을 여태 유지해 왔다.
그리고 이 모임은 족보에 기재 된 신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그이는요?”
“대표님은 아침 일찍 외출하셨어요. 아마 바쁘신 것 같네요.”
신다정은 휴대폰을 꺼내 박시언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시언은 이번에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신다정이 말했다.
“오늘 우리 가문 가족 모임이야. 시언 씨...”
신다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시언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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