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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신재섭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질문을 했다. 신다정도 이들 중 신재섭만 자신한테 진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모인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 박시언이랑 이혼할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진미선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치며 말했다. "뭐? 이혼?" "작은숙모, 왜 그렇게 놀라세요?" "이혼을 한다고? 그것도 박시언이랑?" 진미선은 믿을 수가 없었다. 신다정이 박시언을 얼마나 좋아했고 시집가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결혼한 지 몇 개월 만에 이혼이라니? 신재섭은 잠깐 생각에 잠기고 나서 물었다. "이건 시언이 생각이야?" "아니요, 제 생각이에요." "이미 결정난거 야?" 신다정은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그 말을 들은 신재섭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말했다. "그래! 그럼 이혼해!" "멍청하긴! 이혼은 무슨 이혼!" 진미선은 신재섭을 밀며 신다정한테 소리 질렀다. "큰 아가씨, 결혼이 애들 장난인 줄 알아? 네가 박시언이랑 이혼하면 우리 신씨 가문은 어떡하라고? 너 작은 아버지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신다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신재섭이 진미선을 뒤로 당기며 말했다. "닥쳐! 당신이 낄 자리 아니야!" "신재섭! 당신 양심이란 게 있기는 해? 나도 당신이랑 신씨 가문을 위해서 이러는 거잖아! 상대가 박시언이라고! 이혼하면, 우리 신씨 가문이 무사할 것 같아?" 신다정은 옆에서 아무 말하지 않았다. 진미선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지금 신씨 가문이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는 게 박시언 덕분이었다. 박씨 가문이랑 정략결혼을 맺어 서로 상부상조하는 사이기에 진미선도 재벌가 사모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신재섭이 입을 열었다. "박시언을 떠나면 우리 신씨 가문은 경영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신씨 가문이 망한다고 해도 집에 있는 돈으로도 당신 모자가 평생은 먹고 살 수 있잖아! 사람이 만족할 줄 알아야지!" "당신!" 진미선은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신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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