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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박시언이 정말 왔다고?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니 그녀는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었는데 밖에서 희미한 달빛이 스며들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이곳에서 바깥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여긴 짓다 만 건물이다. “웁! 웁!”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입에는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빌어먹을, 대체 누가 날 여기 납치한 거야? 그녀는 필사적으로 밧줄을 풀려고 했지만 나이론 밧줄은 도무지 풀어지지 않았다. 안돼, 신다정! 이럴 때일수록 차분해야 해. 신다정은 숨을 깊게 내쉬고 주변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제야 ‘띠띠’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순간 신다정은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건 폭탄 소리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 밖으로 천천히 기어나갔다. 이 밀폐된 공간에서 나오니 복도가 보였고 대략 십여 층 높이인 것 같았다. 그녀는 세 남자가 듣길 바라며 머리로 옆의 기둥을 쿵쿵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또각또각’하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소리에 신다정은 멈칫했다. 이건 남자의 구두 소리가 아니라 하이힐 소리다. 고개를 들어보니 서찬미가 음침한 얼굴로 다가오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서찬미는 바로 위층의 신다정을 발견하고 곧장 여기로 올라온 것이다. 신다정만 죽으면 한성 그룹 안주인의 자리는 비워질 것이다. 신다정만 죽으면 그녀와 박시언 사이에는 장벽이 사라질 것이다. 서찬미는 신다정에게 다가가 그녀를 아래층으로 밀어버릴 준비를 했다. 순간 그녀는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뭔지 사태 파악을 하지 못했다. 이때, 박시언이 나타났다. “신다정!” 박시언의 목소리에 서찬미는 다급히 자세를 낮추고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뜯었다. “언니, 괜찮아요? 제가 바로 풀어드릴게요.” 서찬미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신다정은 의심을 품었지만 아까 그녀의 그 기분이 착각이길 바랐다. “넌 왜 올라왔어?” 박시언은 서찬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차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다정이 언니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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