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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장

“멍청한 척하지 마!” 박시언은 눈을 가늘게 떴다. 사흘째 집에만 머무는 것이 지겨운 신다정도 사실 박시언이 먼저 입을 떼기를 기다렸다. “내가 해성 대학교에 다니는 것을 가지고 협박하지 마. 이혼하면 두 집안 모두에게 좋을 것 없으니까.” 박시언이 최정애에게 비밀을 말하는 것에 대해 신다정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신씨 집안으로부터 충분한 이익을 얻기 전까지는 그는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했다. 박시언 역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건데?” “거래해. 내가 할머니 앞에서 좋은 말을 하면 시언 씨도 나와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해.” “연기 호흡을 맞춘다고?” 박시언은 의아한 얼굴로 신다정을 바라봤다. “고작 그것이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신은 완벽하고 자격을 갖춘 남편이 되어야 해. 모두 내 뜻에 따르고 신씨 집안에서 내 체면을 세워줘야 해. 타이밍에 따라나서서 든든한 백이 되어야 해. 이 정도는 당신에게 쉽잖아. 손해 볼 것이 전혀 없잖아.” 신다정도 빙빙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신씨 집안에서도 박시언의 연기가 필요했다. 며칠 전 최정애가 소란을 피웠기에 박시언도 불만을 표출할 수 없었다. 당연히 연기 호흡을 맞추며 든든한 백이 되어야 했다. 박시언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입을 열었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그래.” 신다정은 들고 있던 태블릿을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를 털며 말했다. “어르신을 불러서 집에서 저녁을 먹어. 내가 직접 요리할 테니까.” 박시언은 인상을 찌푸렸다. “뭐 하려고?” “어르신 앞에서 금실 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어르신을 안심시키고 당신을 나가게 하겠지.” 박시언은 피식 웃었다. “이미 다 생각하고 계획하고 있었네.” 박시언은 ‘너는 계획이 있었구나’라는 표정으로 신다정을 바라봤다. 하지만 신다정은 박시언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후 이 비서가 최정애를 데려왔다. 신다정은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었다. 박시언은 옆에서 거들었다. 두 사람은 영락없는 신혼부부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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