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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장 지박진과 달라

“넌 입 좀 다물어.” 이경수는 어떻게 해야 불을 피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남학생은 맞은 데가 여전히 아팠다. “난 걱정돼서 말하는 거야. 우리 금방 여기 왔을 때는 엄청나게 무서워했잖아. 그것도 겨우 한 시간 전이었고. 그 사람들 우리에게 질문을 엄청 많이 했어. 심지어 우리를 스파이로 여길 뻔했었지.” “그런데 저 여자는 온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전혀 두려워하지 않잖아.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걱정하지 않는 것 같고. 게다가 산에 가서 약재를 채집하겠다고 했고 심지어 너희를 부려 먹으려고 했어. 잘 생각해 봐. 지금은 전쟁이 일어났었던 역사 속일 뿐이야.” “사람이 역사를 바꿀 수 있겠어? 게다가 우리에게 자꾸 일을 시키려고 하고 말이야. 이건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 “저 여자는 분명 문제가 있어.” 이경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물건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문제가 있는 건 너겠지. 너 아까 진짜 스파이 같았어. 설마 몰랐던 거야? 난 아까 그 사람들이 질문한 것들에 대답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창피해. 그래도 넌 남자잖아. 정의감 따위 없으면 그냥 입 다물고 있어. 난 기회만 있다면 도움을 줄 거야. 난 너랑 달라.” 남학생은 당황했다. 그는 항상 용기 없어 보이던 이경수가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러한 기척을 진희원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쪽에서 일을 마친 진희원은 그들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칼을 든 채로 남학생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마디만 더 하면 혀를 잘라버릴 줄 알아.” 남학생은 진심으로 두려웠다. 몰래 일을 좀 벌이려고 했는데 들킬 줄은 몰랐다. 그는 바닥을 짚은 채로 뒷걸음질 쳤다. 진희원은 진법 안에서 진법 밖에서 온 생령을 죽일 수 없었다. 특히 상대가 미래에서 왔다면 더더욱 그랬다. 이 지박진은 확실히 달랐다. 일반적으로 지박진은 망령의 잔념이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진법이 돼서 생기는 것이었다. 지박진은 아주 위험하지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별일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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