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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장 아직도 연기 중이라니

진원은 중요한 결정을 내린 사람처럼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네 할아버지에겐 내가 얘기할게. 하지만 너도 당분간은 참아야 한다. 절대 대놓고 할아버지랑 싸우지는 마. 할아버지 건강도 생각해야지. 너희 할아버지 그동안 정말 힘들었을 거야.” “희원이도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동안 또 많은 일들이 있었잖니?” 진원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일부 주주들은 희원이가 아직 어려서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할 거로 생각할 거야.” “네 삼촌들도 그래. 너도 알겠지만 그들은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사람들이야. 그들이 정말로 희원이를 인정할 거로 생각하니? 난 아니라고 본다.” 진원은 한숨을 쉬었다. “네 할아버지도 분명 이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플 거야. 나도 이번엔 네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려고. 진씨 일가의 이렇게 큰 사업을 왜 너에게 물려주지 않고 희원이에게 물려주려는지 말이야.” 진원은 손을 뻗어 진기풍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동안 해외에 오래 있으면서 고생 많이 했지? 큰할아버지는 다 안다. 넌 진씨 일가의 사업을 물려받기에 가장 적합한 인재야. 네게 진씨 일가를 물려받을 마음이 있는지는 차치하고 회사에 그 많은 직원을 정말로 희원이에게 맡긴다면 희원이도 힘들 거야. 희원이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른 같은 아이니까 말이야.” 그 말은 대세를 위해서인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사실 진씨 일가 남매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었다. 진원이 진택현을 세뇌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진원은 한 가지 소홀했다. 그것은 진원과 진택현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진기풍의 기억은 엄마가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엄마는 그에게 앞으로 뭘 할 거냐고 물었었다. 어렸던 진기풍은 돈을 벌어서 동생들을 먹여 살리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여동생이 생겼다. 여동생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으로 그들이 돌아오면 킥킥 웃었다. 진기풍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앞으로 동생들이 괴롭힘을 받았을 때 상대에게 되갚아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를 경영하는 걸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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