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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장 기습을 노리다

그들은 그렇게 하면 상대가 뭔가 눈치챈다고 할지라도 바로 쓰러질 줄 알았다. 그러면 성가신 일도 생기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그들이 진희원에게 닿기도 전에 착 소리와 함께 채찍이 바닥에 떨어졌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가 허공으로 떠 올랐다. 퍽, 퍽, 퍽! 세 번 소리가 나자 검은 그림자들은 1미터 밖으로 날아갔다. 다들 채찍에 맞아서 바닥을 나뒹굴며 고통스러워했다. 상대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냥 지나가는 행인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 점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진희원은 속도가 아주 빨랐고 움직임도 아주 깔끔했다. 그녀는 검은 인영을 피하는 동시에 중앙 쪽으로 긴 채찍을 휘둘렀다. 도법 사자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긴 채찍으로 인해 일으켜진 바람이 그의 얼굴 살을 갈랐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그는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상서는 바로 그의 뒤에 있었다. 그들은 상서를 잡기 위해 세 블록을 뒤쫓았고 상서는 이미 숨이 간들간들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는 진법까지 쳐놓았다. 그런데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가씨가 나타나서 채찍 한 번으로 그가 설치해 둔 진법을 파괴했다. 그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면서 두 손으로 기를 막았다. 중심을 잡은 그는 동공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상대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그는 자주 용호산에 가서 그곳의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눈앞의 이 자는...’ 남자는 경멸을 거두어들이고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혹시 어느 문파 출신입니까? 저희는 용호산에서 흉수를 잡으러 온 사람들입니다. 목표가 같다면 굳이 저희끼리 싸울 필요는 없죠.” 그렇게 말하면 보통 협력한다. 흉수가 출몰했으니 극단적인 일이 생길 가능성이 컸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흉수를 사냥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것은 남자가 한국에서 몇 년간 지내면서 얻은 경험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티가 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용호산 사람의 옷차림을 따라 입었기에 상대가 의심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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