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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장 정의 실현

이재연의 말에 조동현은 흠칫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니? 학교에는 선생님들이 너희를 관리하잖아.” “아저씨, 진짜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이재연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학교면 뭐가 다른 줄 아세요? 지금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이 어딨다고요.” 조동현은 시선을 들었다. 그는 학교에 여러 차례 갔었다. 딸에게 그런 일이 생기고 나서 그는 거의 매일 같이 학교에 갔었다. 학교 선생님들은 조은예가 수업 시간에 뛰어내렸다고, 그리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렀다고 했다. 몇몇 학생들은 조은예가 왜 뛰어내린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눈물까지 보였다. 현장은 봉쇄되었고 그 일로 학교는 하루 쉬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굉장히 슬퍼 보였고 조은예를 위해 장학금을 신청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동현은 자신의 머리를 힘껏 치면서 말했다. “은예한테 누가 괴롭힌 적 없냐고 물었을 때 은예는 없다고 했었어.” “여보.” 오정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안았다. “이러지 마.” “거짓말이야!” 조동현은 이를 악물었다. “거짓말이야. 누가 우리 딸을 괴롭힌 거야. 그 사람들 다 우리를 속였던 거야. 아무도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어. 내 직감은 틀리지 않았어. 그들에게 사람 목숨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야. 분명 뭔가 더 숨겨진 사실이 있을 거야!” 오정윤은 조동현의 두 눈이 까매지자 그가 다시 발작하려는 줄로 알았다. 진희원이 오정윤보다 빨랐다. 그녀는 조동현에게 5대 왕조 엽전을 걸어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제가 약속했었잖아요. 원인에 따라 결과가 있는 법이에요. 사필귀정이란 말 아시죠? 그러니까 조금만 진정하세요.” 조동현은 진정할 수가 없었다. 어떤 아버지가 그런 사실을 알고도 진정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진희원은 그의 원한이 사방으로 흘러넘치게 놔둘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제야 왜 상대가 조동현을 제물로 선택했는지 깨달았다. 변경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와 국민을 지킨 사람이 직업을 바꾼 뒤 배신을 당했다. 세상이 아무리 불공평해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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