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9장 세상의 추악함
“네. 들었어요.”
진희원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조동현은 웃고 있었지만, 우는 것 같았다.
“우리 은예는 누구보다도 강한 아이었어요. 어렸을 때는 저처럼 군인이 되겠다고 했었죠.”
“초등학교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 자기가 나서서 도와주고 그랬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은예가 정신적으로 약해서 겨우 말 몇 마디에 자살한 거라고 해요.”
조동현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버지인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알지 못하는데 제 딸은 그냥 그렇게 세상을 떠나버렸죠. 그런데도 복수하지 말아야 하나요?”
“저 사람들은... 전...”
조동현은 젊었을 때 들끓는 열정으로 변경을 보호했다.
그는 변경을 지켜야 많은 가정들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국민을 수호하는 것을 줄곧 자랑스럽게 여겼다.
퇴역한 뒤에는 나라에서도 그를 푸대접하지 않고 그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그는 고마움을 느낌과 동시에 가정을 꾸리게 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다.
그러다가 일을 하면서 뒷배가 없으면 직장 생활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상사가 바뀌면서 종종 야근을 해야 했고, 조동현은 인맥도 넓지 않고 접대하는 법도 몰랐다.
조동현은 기껏해야 동료들이 그를 보고 무뚝뚝하고 인간관계에 서투르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뒷배가 없다는 이유로 그의 아내와 아이까지 피해를 입었다.
조동현은 괴로운 얼굴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우리 딸이 절 향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걸 왜 일찍 알지 못한 건지 통탄스러워요. 전 군인이었으니 우리 딸이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아야 했어요. 우리 딸이 절 밤늦게까지 기다렸던 건 분명 아빠인 저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였을 거예요.”
“그런데 전 매일 야근을 했죠.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었어요. 동료들은 다 뒷배가 있는데 전 없으니까, 그래서 전 제가 야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걸 묵인했었어요.”
남자의 울음소리에서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한이 느껴졌다.
“그 사람들은 뒷배가 있다는 이유로 동료를 배척하고 신입을 배척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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