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2장 안목이 없는 교룡
서지석은 구렁이와 쓸데없이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한입에 물어 죽인 뒤에 집으로 가져가서 구워 먹고 튀겨 먹고 소스 좀 묻혀서 맛있게 먹을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진희원이 제때 그의 오동통한 두 볼을 잡고 턱을 높이 들면서 장난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아저씨는 우리를 도와주려고 그러시는 거야. 그러면 안 돼.”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옆에 있던 중년 남성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어쩐지 사악했다.
“감사해요. 그러면 부탁드릴게요.”
“별말씀을요. 요즘 이 골목이 좀 위험하거든요.”
교룡은 그녀의 미소가 뭘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교룡의 모든 대답은 제일 처음 그에게 영혼이 삼켜졌던 인간이 했던 대답이었다.
“여기서 나가면 괜찮을 거예요.”
진희원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저씨 옷차림을 보니까 방송국에서 일하는 분이신가 봐요.”
“아, 네. 저희 업계는 매일 야근해요. 월급도 적고 일은 힘들죠.”
안개에 가까워질수록 교룡은 살기를 억제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동공을 감추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뱀처럼 세로 모양이 되었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 차라리 일찍 죽는 게 좋을 텐데. 그렇죠?”
진희원은 자옥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면서 덤덤히 말했다.
“아저씨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전 돈이 꽤 많아서 삶이 꽤 즐겁거든요.”
교룡이 그런 얘기를 한 이유는 상대방이 긍정해 주길 원해서였다. 예전처럼 우선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원한을 불러일으켜야 상대방의 주혼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혼이 삼켜진 인간은 49일 뒤면 생명력이 소진된다.
진희원은 만만치가 않았다.
“돈이 많으면 좋죠. 우리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아이도 먹여 살려야 하고 가족들이 매일 잔소리하고 어딜 가든 자유롭지 못해요. 그런데 요즘 누군가 제 눈이 마음에 든 건지 돈을 주고 가져가서 쓰려고 하더라고요.”
교룡은 진희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자기 눈이 용 눈 같은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진희원이 먼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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