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경주로 돌아가야겠네
김선월은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다.
“의현당을 다시 오픈할지 말지는 내가 다시 잘 생각해봐야겠어.”
“급할 거 없어요, 할머니. 다만 훌륭한 의사들이 많아져야 나쁜 의사가 적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진희원이 가볍게 웃으면서 말하자 김선월은 흠칫하는 듯했다.
“네 말이 맞아. 내가 반 평생을 살았는데 생각이 우리 희원이보다 깊지 못하네.”
진희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할머니에게 당장 결정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며 할머니에게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줄 생각이었다.
진료를 하다가 실수로 환자를 죽게 만든 일은 의사에게 있어서 쉽게 없앨 수 있는 마음의 짐이 아니니까.
서지석도 진희원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고 김선월이 잠들자 서지석은 폐기물로 보이는 물건들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작은 노트북 하나가 만들어졌다.
마당 밖에서 짖고 있던 강아지는 서지석의 눈빛에 바로 조용해졌고 바닥에 몸을 움츠린 채 덜덜 떨기까지 했다.
옆집에 사는 장매화는 전에 서지석 손에 들린 노트북을 본 적이 있었지만 그저 장난감이라고 여겼다.
사실상 진희원의 가르침으로 서지석은 그 폐기물들을 노트북으로 조립하기도 하고 드론으로 조립하기도 했다. 단지 구체적인 조립 방법이 다르고 조립에 쓰이는 부품이 다를 뿐이다.
진희원은 서지석이 마지막으로 조사한 위치를 지켜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그때 당시 할머니를 모함했던 사람이 서울이 아니라 경주에 있다는 뜻이야?”
서지석이 고개를 끄덕였고 진희원은 나무에 기댄 채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경주라, 안 간지도 꽤 오래 됐네.”
진희원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급할 것 없어. 일단 할머니가 의현당을 다시 오픈하면 그때 얘기하자.”
흔들 의자와 돌덩어리를 마당으로 끌고 온 서지석은 수화를 했다.
“할머니에게 다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은 거예요?”
흔들 의자에 털썩 앉은 진희원이 대답했다.
“할머니를 위한 것만은 아니야.”
돌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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