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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장 여론 조성

“아, 터널이라 신호가 안 좋네. 나 먼저 끝난다.” 뚜뚜뚜... 일방적으로 끊겨버린 전화에 진명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뭔가 말하려다 만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바뀐 거지?’ 하지만 진명호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내일 바로 첫 촬영이라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게다가 ‘역사속으로’ 프로그램은 기타 예능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달랐다. 역사 프로그램이라 미리 여러 가지로 공부도 해둬야 했다. ‘정말 필요할 때 희원이 도움만 받는 건 너무 창피하니까. 오빠가 돼서 여동생 기 한 번 세워줘야지!’ 생각을 마친 진명호는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문화유산에 대한 내용이 가득 적힌 자료를 진명호는 하나하나 표시까지 해가며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이건 할아버지한테서 들었던 거고. 이건 전에 집에 있었던 거고. 이건 좀 오래된 거네. 체크해 둬야겠다.’ 같은 시각, 진희원은 진명호에 비해 훨씬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한옥으로 향한 그녀는 할머니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고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를 돌보는 한정자가 말을 걸어왔다. “요즘 김씨 가문에서 자꾸 어르신을 만나겠다고 오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이에요.” ‘김씨 가문?’ 요즘 일에만 집중하느라 꽤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었다. “누가 왔었는데요?” 손을 씻은 진희원은 온 김에 식사라도 하자 싶어 식탁 앞에 앉았다. 그러자 한정자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김혜주 씨요.” “그래요?” 진희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진희원이 김혜주를 건드리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할머니를 위해서였다. 나이가 들면 핏줄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니 말이다. “뭐라고 했는데요?” 진희원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묻고 한정자는 고개를 저었다. “별말씀은 없으셨어요. 단순히 어르신 말동무를 해주려고 온 것 같달까요? 효심이 지극해 보이던데요.” ‘효심? 내가 아는 김혜주는 자기 부모를 꼭 닮은 인간인데. 진심으로 하는 효도가 아니라 뭔가 얻어내고 싶은 거겠지.’ “잘 지켜보세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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