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1장
이 상황에서 누가 참을 수 있을까?
그 누구도 그럴 순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누구에게 물어도 그 답은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상대가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니 진도는 지지부진했다.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온 진희원이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그럼 신께서 영주권과 입금을 받을 때 기록이 남는다는 얘기는 안 해주시던가요?”
그 말에 누구보다 반듯하게 앉아있던 여자가 흠칫했다. 하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해외 국적을 취득한 건 맞지만 저를 비롯한 교포들 전부 H국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그래요?”
의자를 끌어당긴 진희원이 그녀 앞에 앉았다.
“정상적인 루트의 영주권 취득은 당신과 방법 자체가 다릅니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태어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권 반대 운동에 참가했었다죠? 해외에 조국을 위해 애쓰는 교포들이 많은 건 인정합니다만 당신은 그 사람들과 같은 부류가 아니에요. 오히려 그 나라의 스파이가 되어 활동했죠. 그쪽에서 주는 대가가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진희원은 여전히 차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세 학년이나 월반을 하게 해준 것, 그리고 해외 대학 합격, 국적 문제까지 많은 도움을 줬었죠. 성형수술로 얼굴이 바뀌긴 했지만 DNA는 바뀌지 않아요. 이름은 개명이 가능하지만 영원히 바뀌지 않는 것도 있죠. 예를 들면...”
진희원은 일부러 목소리를 더 낮추었다.
“어머니가 계시죠? 저희 쪽에서 어머니를 이쪽으로 모셨습니다. 아마 몇 년 사이에 얼굴이 감쪽같이 바뀐 딸의 모습이 꽤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어머니를 언급하자 그제야 여자는 당황하기 시작했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대들었다.
“일개 형사 주제에 우리 엄마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외할아버지께서 대통령상을 받았을 때 너흰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어.”
“아, 이제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는 겁니까?”
진희원이 여유롭게 말했다.
“용의자 정신 상태 양호한걸로 기록해 주세요. 그리고 외할아버지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조사해 보세요. 직접 모시고 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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