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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서로를 떠보고 있는 윤성훈과 그녀

이때, 사람들 무리를 따라 밖으로 나오고 있던 진희원은 머리에 쓰고 있던 빨간색 야구모자를 아래로 꾹 누르더니 이 모든 게 그녀와 전혀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되레 곁에 있던 안정민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을 걸었다. “희원아, 네가 보기엔 누가 이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 거 같아?” “나도 잘 모르겠어.” 진희원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고 안정민은 턱을 슬쩍 만지면서 말을 이어갔다. “하긴, 우리 현규 형도 전혀 몰랐는데 네가 알 리가 없겠지. 안 그래, 현규 형?” 안정민의 말에 신경이 다른 곳에 팔려 있던 박현규는 그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이때, 박현규를 힐끗 쳐다보던 진희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 “하늘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두려워할 필요도 없지.” 안정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어차피 난 두려울 게 없어. 내가 진료를 볼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우리 할아버지는 더더욱 매일 술을 마시느라 이런 일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안정민의 말에 박현규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나도 두려울 게 없어. 난 어르신 믿어.” 이때, 진희원이 담담하게 웃으며 박현규의 말에 대꾸했다. “할머니가 평소에 나한테 제일 많이 했던 말이 있는데 할머니에게 그런 일이 생기고 나서 곁에 남은 벗은 박씨 할아버지 한 명뿐이라고 했어. 박 원장님은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제야 시름이 놓인 박현규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오래 전부터 최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들었어. 저번에 병원에서 기세 등등한 태도로 난리를 칠 때 알아봤거든. 그때 나한테 제대로 혼이 났는데 이번에 어떤 영웅이 손을 쓴 건지는 몰라도 거 참 거하게 칭찬해주고 싶네.” “맞는 말이야.” 진희원은 박현규의 칭찬에 전혀 민망해하지도 않은 채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최씨 가문이 무너지고 있으니 이제 우리가 이 부귀영화를 누릴 때가 왔지.” “그럼! 그러니까…”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하던 박현규는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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