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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윤 대표의 전언

진희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사탕을 입에 물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시선을 돌려 홀 안에 있는 괘종시계를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최지윤은 그녀가 겁을 먹은 것이라 생각하고는 자신만만하게 김혜주의 손을 잡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하지만 김혜주는 왜인지 자꾸만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곧 그 남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녀는 시선을 내려 나무 상자를 바라보았다. ‘역시나, 오직 천심초만이 윤 씨 가문에 입성할 수 있는 키였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윤현태는 손을 뻗어 나무 상자를 받쳐 들었다. 이에 사람들이 부러움에 가득 차 미리 최지윤에게 축하를 전하려던 그때, 윤현태의 나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록 우리 윤 씨 가문이 그렇게까지 선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의 것을 빼앗는 짓은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생사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죠. 확실히 천심초가 얻기 어려운 물건인 것은 맞지만, 우리 윤 씨 가문은 이 약은 받을 수 없습니다.” ‘뭐?’ 이에 순식간에 진희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윤현태에게 향했다. 그녀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추켜올렸다. 하지만 그녀의 예쁜 두 눈에는 무언가 다른 의미가 담겨있었다. 나무 상자를 다시 내려놓은 윤현태가 오른손을 살짝 들어 올리자 벽 위에 갑자기 두 글자가 나타났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단 두 글자였다. 거절. 글이 사람을 닮는다는 말 그대로, 그 두 글자는 그토록 차가웠다. 진희원의 짐작이 맞다면 이는 아마 그 윤 대표라는 남자가 전하는 말일 것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윤현태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보아하니 제 손자 녀석의 뜻도 저와 같은 모양이군요.” “윤 회장님, 그건 자그마치 천심초라고요!” 최지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걸 얻고 싶어 하는지 몰라서 그러시는 건가요? 게다가 윤 대표님의 병에 마침 저 약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윤현태는 용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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