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8장 국면이 변했다

더군다나 이 많은 세월 동안 노인은 계속 신분을 바꿔 왔다. 아무도 노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실수가 있어선 안 된다. 노인은 등을 들고 서재로 돌아와 문밖에 서 있는 집사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노인의 목소리는 아주 거칠었고 두 손은 세월의 흔적을 지워버린 듯 보였다. 분명 집사는 노인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도련님께서 걱정되어 확인하려 하셨습니다. 전 도련님이 뭔가를 보지 않도록 일부러 소리를 냈습니다." 노인은 집사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연대를 밀어 넣었다. 이 움직임으로 노인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게 되었다. 피부는 처지고 몸은 추하게 변했으며 눈에도 늙음이 드러났다. "쾅!" 노인은 지팡이로 그 거울을 부숴버렸다. "가서 이씨 가문에 내가 원하는 걸 언제 준비할 수 있는지 물어봐.” 집사는 노인의 등 뒤에 있는 그림자를 보지 않으려 애쓰며 얼굴이 창백해진 채 고개를 숙이고 정중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노인이 밤 속에 숨겨진 그림자는 이미 사람의 형체가 아니었다. "곧 탈태할 수 있을 거야." 이씨 가문이 원아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이토록 번거롭지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계속해서 내 계획을 망치는 거야?' 명불은 여전히 무능했다. 노인은 눈을 감고 이 모든 것이 누구와 관련이 있을지 생각에 잠겼다. 수많은 인물들이 떠올랐다. 결국 노인은 중양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노인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언제나 잘 숨어 있었으니까. 백 년이 넘도록 아무도 노인의 비밀을 알지 못했다. 노인은 손목에 있는 불상 염주를 돌리며 더욱 왜곡된 그림자를 만들었다. 마당에서 나온 집사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노인이 시킨 일을 감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집사는 아직 누군가가 떠나지 않은 것을 보게 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집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앞으로 다가갔다. "도련님." '도련님이 얼마나 봤을까?' 집사는 이마를 찌푸렸다. 다행히 상대는 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