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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장 암묵적인 규칙

경주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했다. 유명한 연예인이더라도 브랜드의 모델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을 통해 고급 디자인 옷을 빌려야만 했다. 브랜드의 가치가 높을수록, 디자이너의 실력이 뛰어날수록 옷과 주얼리의 협찬 기준이 높아졌다. 아무한테나 협찬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예인은 재벌가 사람들이 쇼핑할 때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옷걸이일 뿐이었다. 그러기에 디자이너는 재벌가 사람들한테 밉보이기 싫었고 진씨 가문과 다른 가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디자이너들은 우 비서한테 해외 패션쇼 때문에 출장했다거나 맞춤 제작 주문 건을 진행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주문을 받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우 비서가 흠잡을 곳 하나 없었다. 그러나 한두 명이 아닌 경주, 전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디자이너한테 모두 거절당했다. 우 비서는 이상함을 감지하고는 각 지역의 인맥을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냈다. 우 비서와 자주 합작하던 회사의 사람이 알려주었다. “우 비서님, 이 바닥에 오랫동안 발 담그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니 너무 고깝게 생각하지 말아요.” 우 비서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나눴던 말은 저희 두 사람만의 비밀이니까요. 저만 알고 있을게요.” “우 비서님이니까 알려주는 거예요.” 그 사람은 가볍게 기침하고는 문을 닫고 말했다. “우 비서님이 모시는 진씨 가문 일곱 번째 아가씨가 경주에 돌아온 후에 재벌가 사모님들을 찾아간 적이 있나요?” 그 사람의 말에 우 비서는 바로 눈치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는 회사에 적응하느라 밤낮없이 업무만 보고 계시는걸요.” “우 비서님이 하신 말은 당연히 믿죠.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한 말은...” 그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 “시골에서 온 촌뜨기가 진씨 가문 아가씨로 신분 상승하더니 회사의 일을 맡아서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는 눈치에요. 그럴 능력이 안 된다고 여기는 모양이더라고요. 아시다시피 재벌가 사모님들은 아가씨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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