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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장 맞은편

“부자 과시용?” 진희원은 그 와인을 훑어보고 부자라는 걸 자랑하기 위해 술을 선물했다는 게 무슨 논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윤성훈은 그녀의 조그마한 얼굴에 나타난 혐오스러운 표정을 보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어깨에 기대며 미소를 지었다. 진희원은 그가 무엇을 웃고 있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한 채 손으로 그의 턱을 잡고 위로 살짝 올렸다. 예쁜 눈은 혼란스러웠다. “술 한 병이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운지 설명해 주세요.” 우종수 사장은 지금 투명인간인듯싶었다. 사장은 헛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머리를 흔들었다. “상대방이 술을 보낸다는 것은 너희가 술 한 병도 못 따고 매제로서 한 병 선물한다는 뜻이겠죠.” 윤성훈의 목소리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눈빛은 싸늘했다.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게 다라고요?” “바로 그거죠.” 윤성훈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휘감고 그렇게 약간 흐트러진 채 앉아 있었다. “희원 씨는 아직 어려서, 이런 사람들의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도 정상이에요.” 그러다가 또 한 마디 보충했다. “알 필요도 없는 시시한 수작이에요.” 그 무슨 매제라는 사람은 아마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일깨워주고 싶었을 것이다. 정말 거추장스러운 짓이 아닐 수 없다. 윤성훈은 아주 힘겹게 용솟음치는 악한 기운을 제압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 뒤에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고, 누군가는 지호 오빠라 불렀다고 김 씨 할머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윤성훈은 이런 생각에 뼈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을 갑자기 조이더니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 진희원은 그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것도 그가 제공하는 생각대로만 이해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실 윤성훈 씨 앞에서 부자가 된 것을 자랑하고 있는 건가요?” “나?” 윤성훈은 의외라 생각했다. 윤성훈뿐만 아니라 우종수 사장은 상대방이 술을 배달하라고 했을 때 자랑하는 것을 들으며 이 세상이 좀 허황하다고 느꼈다. 한 명은 실력이 알려지지 않은 경주 도련님이고 다른 한 명은 갑부 순위에 올랐던 사람인데 그 서울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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