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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장 어머니의 사랑

진명호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은 이유가 바로 마주하는 게 무서워서였다. 어렸을 때 진명호는 경이란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돌아갔는데 그때의 경이란은 이미 아픈 상태였고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했다. 진명호는 경이란이 그를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차라리 경이란이 그를 때리기를 바랬다. 그러나 경이란은 껍데기만 남은 인형처럼 밖을 내다보며 진명호에게 물었다. “왜 주의하지 않고, 그 사탕 꼭 먹어야겠어?” 그러면서 경이란은 울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해를 하기도 했다. 의사는 우울증이라며 최대한 자극하지 말고 환자의 병에 영향되는 사람이나 일은 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그 후 경이란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머리도 빠지고 많이 수척해졌다. 진명호와 진상엽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경이란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나서 진택현이 진소연을 데리고 왔는데 경이란은 처음에 심하게 거부하였다. 진명호는 경이란이 침대에 누워 약을 먹으려 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다가 경이란의 병세가 호전되고 어린 여동생을 잊은 듯하였다. 매번 진명호가 말하려고 할 때 의사는 그들에게 이미 잊어버린 상처를 더는 기억하지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 진명호도 그때 겨우 10대여서 막막했다. 경이란을 다시 만날 때 경이란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고, 여동생에 대한 말은 더 이상 꺼내지 않았다. 진명호가 경이란이 완쾌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어느 날 밤 진명호는 경이란이 여동생을 찾아 헤매는 것을 목격했다. 경이란도 진명호를 보고, 조용히 그를 불렀다. “명호야, 엄마가 오랫동안 널 못 본 것 같구나,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경이란에 대한 진명호의 감정은 복잡했다. 도대체 어느 것이 기억속의 어머니의 진정한 모습인지 분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희원이 유괴당했을 때 진명호는 다리가 찢어져 울면서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때 경이란이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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