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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가난하다고 오해하다

“농담이지?” 이호철은 그녀의 말을 진담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진희원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네가 속으로 알고 있기만 하면 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이 오빠한테 말해. 난 그저 회장님을 모시는 부장일 뿐이지만 세상 물정에 관한 것에 있어서는 너를 도와줄 수 있어.” 진희원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호철이 회장님을 모시는 부장이라니? 겉모습으로만 봤을때엔 그저 평범한 심부름꾼 같았는데… 이런, 그만 오해를 하고 말았다. “또, 한 가지 더.” 이호철이 말했다. “난 너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어.” 그 말에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네, 오빠. 말씀하세요.” 이호철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진 회장이 이번에 서울로 온 건 밖에서 잃어버린 손녀 때문이야. 손녀가 유괴를 당해서 여기로 팔려왔기 때문이지. 전에 이미 단서가 잡혔었는데 지금은 또 한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어. 네가 진료를 하느라 아는 사람이 많잖아. 그래서 말인데, 오빠를 도와 좀 찾아봐 줄 수 있어?” 진희원은 예전에 전부 거절했던 의뢰가 다시 생각났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이 진씨 가문의 이 일곱번 째 아가씨와 정말 인연이 깊다고 생각했다. “네. 좋아요.” 진희원은 더 묻지 않았다. 이호철은 더 이상 그녀가 계속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내가 너를 데려다주는 게 나을 것 같아. 길이 너무 어두워.” 그 말에 진희원도 사양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처음에 이호철은 진희원이 옆에 있는 고급 단지로 가려는 줄 알았었다. 그런 집이 진희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뜻밖에도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가로등도 깜박거리고, 바닥은 울퉁불퉁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던 이호철은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 후, 진희원은 한 한의원 앞에 멈춰섰다. 이런 곳에 한의원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한의원은 바로 이 길가 옆에 있었는데 아주 낡고 허름했다. 문 옆에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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