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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278장 할아버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다 생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영이는 원래 공주처럼 사랑받았어야 했어.’ ‘지금처럼 돈 때문에 여기저기 진료를 가는 게 아니라.’ ‘그리고 인신매매범한테 또 찍혀서 마을까지 돌아가고.’ 진상철의 손은 점점 더 떨렸다. 잠시 방심하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진희원의 눈치가 빨라서 부축해 주었다. 진희원은 진상철의 맥을 짚고 눈썹을 찡그렸다. “제가 드린 처방을 누가 바꿨나요?” “아니야, 콜! 콜!” 진상철이 심하게 기침하였다. 우 비서와 이호철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진희원은 즉시 진상철에게 약사탕 한 알을 먹여줬다. “혹시 오실 때 비를 맞으셨나요?” 진상철은 숨을 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폐에 잡음이 심하십니다.” 진희원이 진상철을 위로하였다. “앞으로 무슨 일이든 이렇게 서두르시면 안 됩니다. 비를 맞는 건 더욱 안되고요. 저를 찾으신 지 얼마됐다고 벌써부터 저를 혼자 내버려둘 생각이세요? 저 아직 어려요. 할아버지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실 진희원은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다만 진상철을 안심시키는 말이다. 진희원의 말을 듣고 우 비서도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눈길이 다가갔다. 진희원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오래전부터 들어온 바는 있으나 오늘 직접 보아서야 편안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목적은 없고 단지 어른을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진상철은 멍하니 있더니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내 착한 손녀를 내버려둬. 걱정 마, 할아버지가 널 위해 좋은 것들을 많이 모아 놓았어. 네가 돌아오면 다 줄려고.” “그럼 건강부터 잘 관리해야죠.” 진희원이 당부했다. “의사 말 들어야 해요. 제때에 약을 먹고 화를 내셔도 안 되고요.” 진상철이 웃었다. “그래, 그래, 네 말 대로 할게. 약 잘 먹고 화내지 않고.” ‘이젠 영이가 있으니까 쓴 약이고 뭐고 가끔 그 녀석들도 만나줄 수 있어.’ ‘참, 윤씨 가문 그 자식도 있지.’ “너 왜 우리 영이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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