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이봐, 초보 의사, 지금 누굴 건드린 건지 알기나 해!
‘에이, 설마.’
박 원장의 눈이 커졌다.
‘설마 도련님한테 실험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이렇게 젊은 나이에 목숨마저 버리다니!’
박 원장은 눈에 띄기 위해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 뭐야, 아니면…”
박 원장이 자기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마스크를 쓴 진희원이 천천히 남자 앞으로 걸어갔다.
대머리인 박 원장은 그제야 이 아가씨가 자기보다 키가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허리는 가늘고 다리는 길었다. 173의 키에 두 눈은 매혹적이었고 누가 봐도 차도녀였다.
하지만 188의 윤성훈 옆에 있으니 두 사람이 묘하게 어울렸다.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은 마치 금욕하던 불자가 속세의 요정을 만난 것 같았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윤성훈 옆에 진희원이 다가가자, 그의 눈 밑에는 서늘한 기운이 뒤섞여 있었다.
진희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상대방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더니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어여쁜 얼굴을 드러냈다.
청순한 얼굴에 입술은 자연스러운 본체의 색을 띠고 있었고 눈 밑엔 눈물점이 있었다.
진희원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환자분 보호자시죠?”
이호철이 오해라고 해명하기도 전에 윤성훈이 가볍게 기침하더니 약 냄새를 풍기며 저음인 목소리로 말했다.
“맞을걸요?”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거지, 맞을걸요는 뭐야?’
진희원이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깔끔하게 입장정리를 해줬다.
“그럼 그렇다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환자 보호자 대신 치료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셔야 할 것 같은데. 아직 사인도 받지 못했고.”
“아가씨, 사실은…”
이호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성훈이 답했다.
“그래요.”
이호철뿐만 아니라 막 달려온 윤 씨 가문 경호원까지 그 자리에 멍해 있었다.
‘내가 잘못들은 건가? 대표님이 허락했다고? 여자가 만진다는데?’
윤성훈의 결벽증은 어릴 때부터 있었다. 건강상의 원인으로 진상철이 그를 건드리려고 해도 손부터 씻어야 했다.
‘오늘따라 대표님이 이상한데? 설마 최면에 걸린 건 아니겠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윤성훈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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