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4장 소년의 정체
진희원은 이 진법을 파괴하기가 어려워서 자신이 죽을 거로 생각한 걸까?
소년은 그런 가능성을 떠올리고는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밤하늘 아래 서 있는 소년은 축복받지 못한 땅에서 봤을 때만큼 순수해 보이지는 않았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흰색 옷, 털이 달린 겉옷까지, 언뜻 존귀한 선인 같아 보이지만 어둠 속 그의 출중한 외모에 목에 은은하게 룬 문자가 있는 것까지 더해지니 마치 금기된 존재처럼 느껴졌다.
소년은 진희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웃었다.
진법 안에 들어갔다고 해서 꼭 죽는다는 법은 없었다.
만약 그녀가 그의 곁에 남아있겠다고 한다면 소년은 진희원이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할 것이다.
어떤 진법이든 결국은 소년의 뜻대로 될 테니 말이다.
소년은 자신이 평소와 조금 다르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연화 속에서 태어났고 그가 존재하는 이유는 육도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사실 이곳이 진법 안이라니.
소년은 자신이 누군가의 기억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소년이 이것이 진법 안 세상이라는 걸 눈치챘다는 사실을 진희원은 모르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되어도 단순히 진희원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그런데 소년은 단번에 알아맞혔다.
진희원이 충분히 경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다만 소년이 매우 똑똑하고 모르는 게 없었을 뿐이었다. 재능이 있는 자들이 빨리 꺾이는 이유가 있었다.
진희원이 노인을 대신하여 천벌을 감당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모든 영수들이 아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아주 오랜 세월을 산 거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희원의 곁에 늘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이 있었기에 진희원에게 천도는 그렇게 쉽게 속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미처 말하지 못했다.
곧 닥칠 천벌이 허명산만을 겨냥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선문들이 허명산을 가장 앞세우는 건 아주 비열한 행위였다.
거미는 마을 주민들을 걱정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을 다른 곳에 가게 할 방법은 많으니 말이다.
천도가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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