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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나도 이 학교가 싫으니까 퇴학할래요

순간, 진희원의 눈동자는 차가워졌고, 눈에 은근히 핏발이 서더니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리고 안색은 무척 피곤해 보였다. 희원은 할머니가 걱정할까 봐 더 이상 김선월 앞에서 손을 쓰고 싶지 않았다. ‘참자.’ 희원은 한쪽에 늘어진 오른손을 꽉 잡더니 하얀 이빨로 과일 사탕을 깨물었다. 사람이라면 자존심이 있었으니 아무도 이런 수모를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희원이 학교에서 퇴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의 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끌고 허리를 굽신거리며 사죄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것도 모자라 더한 굴욕까지 당해야 하다니. 희원은 복잡한 심정을 안고 천천히 걸어가서 김선월의 허리를 부축했다. 고개를 돌려 진희원을 본 김선월은 얼른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희원이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결국 조울증은 다른 병과 달랐으니까. 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데다 발병 전에도 아무런 예고가 없었다. 김선월은 희원이 또 다른 자극을 받을까 봐 걱정했다.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희원은 여전히 왔다.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이경애는 아직도 컴퓨터로 채팅을 하면서 친구에게 지금의 학부모들은 점점 어이가 없다며 툴툴거리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게임을 하며 고개를 들 의사가 없어 보였다. 심지어 싸늘하게 김선월을 비꼬며 말했다. “그러니까 몇 번을 더 말하라는 거예요. 지금 상황이 이렇다니깐요. 경제적으로 부담이 있으면 아이를 키우지 말든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다니. 시간 있으면 김 대표님 좀 따라배우세요. 성의가 없다면 그 어떤 학교에서도 할머니 손녀를 받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 희원은 이경애의 말을 들으면서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고, 깨끗하고 고운 얼굴에는 전례없이 포악한 기운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의 구부린 입술까지 더하니 마치 아내의 유혹에서 복수를 하려고 돌아온 민소희처럼 보였다. “이 선생님,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25? 26? 금방 인턴으로 들어온 건가요?”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이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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