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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장 저를 써먹고 버릴 생각이에요?

“뭐로요?” 윤성훈은 그녀에게 물었다. 손목에 붉은 팔찌를 두른 모습은 고귀하고 차가워 보였고 정교한 슈트를 입고 있는 그를 보니 더 파괴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진희원은 손을 뻗어 손끝을 그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소매 위에 떨어뜨렸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입만 물게 해줘요. 어때요?” 그녀는 이전에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다. 매번 조울증 증상이 발작할 때마다 그녀는 차가운 물로 머리를 헹구며 힘겹게 참아왔다.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의 앞에 있으니,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그의 목덜미가 보이는 것처럼 차가운지 이빨로 물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거절하겠지만 윤성훈은 오히려 낮게 웃으며 물었다. “어딜요?” “목이요.” 진희원은 더 이상 참기 힘든지 혀끝으로 자기 입술을 스치며 예쁘게 웃고 있었다. 윤성훈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위로 끌어올리자 두 사람의 숨결이 더 가까이 느껴졌다. “이 정도 높이면 희원 씨가 물기 더 편할 거예요.” “그러네요.” 진희원은 두 사람의 자세가 얼마나 친밀한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특히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그가 그녀를 벽에 기댄 채 낮은 소리로 속삭이고 있었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그의 커다란 뒷모습만 볼 수 있었다.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 게다가 여기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약재도 보관하지 않기에 가끔 진희원이 와서 담배나 피고 누구도 이쪽으로 드나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혈액 속에 흐르는 불안 요소를 빨리 제압하고 싶은 생각만 하고 그의 목젖이 움직이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상대방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고 윤성훈의 하얀 목을 한 입에 물었다. 약간 차가웠지만 진한 우드 향이 입속에 퍼졌다. 진희원은 거의 본능적으로 더 깊게 빨고 있었고 작은 신음소리까지 새어 나왔다. 윤성훈은 품에 안겨있는 소녀를 보다가 허리에 놓인 손에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얇은 입술이 닿았을 때 아프지 않았고 오히려 더 오랫동안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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