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6장 문자 한 통
다들 경이란이 사랑에 눈이 멀어 진택현과 결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송형선의 아내는 배우자의 배신에 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여자들에게는 예지 능력이 없었다.
남자들은 상대에게 구애할 때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기세로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러나 그 감정이 사라지게 된다면 여자는 꼭두각시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다. 남자는 상대를 혐오하면서도 그의 결혼 생활에 상대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상대에게 빨아먹을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형선의 아내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한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 사진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만약 아버지의 인맥이 없었더라면 송씨 일가는 지금처럼 잘 되지 못했을 것이다.
송형선은 당시 그녀를 위해서라면 회사도 필요 없다고 하면서도, 장인어른이 시킨 일은 뭐든 다 했고, 아주 사소한 일이어도 언제나 먼저 장인어른을 찾아와서 그의 의견을 묻곤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자신을 조종하지 말라고 했다.
송형선의 아내는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뺨 위로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바라보면서 잠깐 고민하다가 익명의 방식으로 경이란에게 문자를 보냈다.
[딸에게 요즘 조심하라고 해요. 노려질 수도 있어요. 재벌가는 아니에요.]
경이란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진희원이었다.
경이란은 영문 모를 문자를 받고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없는 번호라고 떴다.
그러나 그녀는 상대가 악의가 아닌 선의로 문자를 보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경이란은 더욱 안절부절못했다.
누군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몰래 그녀에게 정보를 알려준 듯했다.
“그렇다면 희원이가 정말로 노려질 수도 있다는 의미인데.”
경이란은 중얼거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 사실을 두 오빠에게 알렸다.
“재벌가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지?”
경이란은 줄곧 그 문제를 생각했다.
경이란과 경현민은 그 문자를 보고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어쩐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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