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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0장 진희원의 신분이 드러나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변호사가 동반했다. 그러나 온르은 달랐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어느 부문에 있는지도 몰랐다. 예전의 인맥들이 완전히 차단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 때문에 권진욱은 불안함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그곳에 앉아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변호사 부를 거예요.” “전 죄가 없어요!” 그는 크게 소리 지르면서 움직이려고 했지만 손에 수갑이 채워져 의자에 묶여 있었다. 바로 이때 익숙하게 느껴지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 똑같이 느긋한 목소리였다. “그쪽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법에 따라 정해질 거예요.” 진희원이었다. 그녀는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권진욱은 진희원을 본 순간 자신의 눈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지 의심했다. 그녀에게서는 제멋대로에다가 생각 없는 재벌 2세 같은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진희원은 오히려 평온한 얼굴로 권진욱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이곳의 최고 지휘자인 것처럼 말이다. 권진욱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는 멍청하지 않았고 어떤 일에는 익숙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희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점점 커졌다. “당, 당신은 대체 누구예요?” “권 대표님, 저 잘 아시잖아요? 전 시골 출신의 재벌 2세예요.” 진희원은 서류를 들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주 태연하고 여유로웠다. 권진욱은 주먹을 꽉 쥐었고 저도 모르게 턱이 덜덜 떨렸다. “왜 당신이 날 심문하는 거죠?”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진희원은 리듬감있게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녀는 권진욱의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 “전 권진욱 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권진욱 씨는 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죠.” “권진욱 씨는 아무리 큰일이 일어나도 누군가 자신을 지켜줄 거라고 믿는 모양이죠? 당신이 원한다면 여기서 바로 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죠?” 진희원은 웃었다. “예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저라서요.” 권진욱은 덜덜 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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