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7장 헛된 희망

진희원은 시선을 돌리더니 생긋 웃어 보였다. “그렇게 말하니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 같네.” 김혜주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진희원이 왜 여전히 태연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그녀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행인인 것처럼 그녀는 대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김혜주는 환생을 한 사람인데 말이다. 김혜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희원은 어떠한 시선을 눈치채고 고개를 돌려 김혜주를 바라봤다. “넌 할머니 손녀야.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많이 봐준 거야. 그런데 넌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제멋대로 날뛰고 다녔지. 할머니를 찾아뵙는다면서 도둑질이나 해대고 말이야. 네가 한 얘기들은 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조사하겠지.”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알아서 하세요.” 김혜주는 그 말을 듣고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그녀는 진희원이 떠난다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절대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그것은 끝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었다. 진희원은 말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섰고 김혜주는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로 그곳에 남았다. 상회 구성원들은 당분간 진희원을 상대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김혜주는 달랐다. 이제 곧 사람들이 권정 그룹에 올 것이다. 그래서 손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혜주 대사님, 밖에서 보자고요.” 그건 그곳에 있던 다른 가문의 사람들이 한 말이었다. 김혜주는 평생 그곳에 숨어있을 수가 없었다. 권씨 일가를 조사하러 온 사람들이 이미 1층에 도착해 있었고 회사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권진욱이 가장 분노하게 한 점은 아무도 그에게 살길을 남겨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원래 그가 경씨 일가의 등에 비수를 꽂으려고 심어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를 벼랑으로 몰아붙인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상회 구성원들이 떠난 뒤 권진욱은 홀로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꺼내 유심칩을 교체했다. 그 안에 저장된 연락처는 딱 하나뿐이었다. 권진욱은 연락할지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