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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0장 회의 시작

놀랍게도 신랑은 말리지 않았다. 그는 조금 넋이 나간 듯 보였다. 두 사람은 카드를 긁은 뒤 매장에서 나왔다. 신부가 입을 열었다. “자기야, 우리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다. 그렇지? 겨우 잠깐 사이에 금값이 그람당 8,000원이 올랐잖아. 그래도 좋은 일이긴 해. 내가 많이 샀다가 나무라지 마. 이 두 개는 내 예물로 칠 테니까. 내가 보기엔 금값이 계속 오를 것 같아.” 신랑은 그 말을 듣더니 신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자기야. 앞으로 우리 결혼하게 되면 이런 일은 다 자기가 결정하도록 해. 그리고 이건 예물로 하지 않아도 돼. 내가 내는 걸로 할게.” 이런 남자를 만났으니 신부는 꽤 행복할 것이다. 이렇게 아내를 존중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두 사람이 떠난 뒤 매장에 있는 일부 액세서리와 골드 바는 동났다. 백화점을 돌고 있던 사람들은 매장 상황을 보고 다들 놀라워했다. 뒤에 있던 십여 명의 아줌마들은 남은 게 별로 없는 것 같자 곧바로 사장을 찾아갔다. “여기 사장이시죠? 우리 내일 또 올게요. 이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내일에는 우리를 위해 상품을 좀 남겨줘요. 꼭이에요!” 말을 마친 뒤 그들은 빠르게 떠났다. 그들은 다른 백화점으로 가서 금을 구할 수 있을지 볼 생각이었다. 같은 시각, 토지수용 관련 담당 부서. 권진욱이 아침 일찍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에 도착한 이유는 상부의 문건을 위해서였다. 겸손한 모습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이 자신의 배후 세력 중에 상부 사람이 있다고 대놓고 자랑하는 꼴이었다. 주경진은 체면을 생각해서 권진욱을 만나지는 않고 몰래 그에게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문자를 보냈다. 절차대로라면 회의가 끝난 뒤 그들은 곧바로 정보를 얻고 내부 회의를 열 것이다. 역시나 10시 30분에 긴급회의가 소집되었고 그들은 펜만 든 채로 회의실에 모였다. “회의 시작됐습니다. 권 대표님, 안에서 회의하고 있어요!” 회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상부에서 문건이 내려왔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성공을 의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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