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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장 도사리는 위기

소위 경인우가 말하는 ‘친구’와 ‘인맥’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또한 모두 숙모의 친정 식구들 수작이었다. 진희원은 그들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정말로 경씨 가문을 망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사촌 오빠가 그들과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경인우는 경씨 가문의 후계자였기에 뭘 하든 그의 뜻대로 될 것이고 주위에 그와 함께 어울려 놀만한 친구들까지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이 친구 중에는 권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도 있었다. 진희원은 경씨 가문과 접점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샅샅이 뒤졌지만 사촌 오빠 쪽에 빠져나간 미꾸라지가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조금 전 양성휘가 보낸 동영상 IP를 추적해 확인한 주소가 아니었다면 정말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대가족일수록 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진씨 가문에서 진희원의 몇몇 오빠들은 미혼인 데다 딱히 친척들도 없었는데 경씨 가문은 상황이 달랐다. 조금만 방심했다가 중요한 걸 놓칠 수도 있었다. 권씨 가문이 원하는 건 간단했다. 티 나게 조작한 영상으로 양씨 가문을 모함할 뿐만 아니라 그쪽에서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 루머 유포자를 추궁할 텐데 그때 가서 당사자가 경씨 가문 장손의 가까운 친구라는 것과 IP 주소가 그의 편집숍이라는 게 밝혀지면 양씨 가문이 배신할 것을 노린 거다. 늘 오래된 기업과 같은 편에 서며 국내 기업을 도와 많은 일을 했던 경씨 가문에서 양씨 가문을 팔아넘겼다는 게 밝혀지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진희원은 살갑게 행동할 수가 없었고 곧바로 오빠의 멱살을 잡고 가게로 쳐들어갔다. 경인우는 미쳤냐는 표정을 지었다. “방금 할아버지 앞에서는 그런 모습이더니 지금은...” ‘어떻게 얼굴이 확확 바뀌지?’ “할아버지와 삼촌들이 계시는데 그분들 체면 생각해야지. 지금은 없으니까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보라고.” 진희원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눈빛에는 살기가 감돌았다. 멈칫한 경인우가 생각했다. ‘또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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