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8장
“어르신, 천만에요.”
진희원은 자기 앞에서 허리를 굽히는 어르신의 모습에 서둘러 다가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할아버지랑은 오랜 친구 사이고 옛날에 할아버지 곁에 계시던 분인데 제가 나서지 않았어도 할아버지께서 그냥 무너지는 걸 두고 보시지 않았을 거예요. 제 삼촌이 이미 다 준비해 놓은 걸 제가 미리 진행한 것뿐이죠.”
그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진희원이 겸손하게 말한다는 걸 노인은 알 수 있었다.
경민규는 손녀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지팡이를 짚고 일어났다.
“프로젝트를 따내는 건 첫걸음일 뿐 이젠 각자 손에 있는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성휘, 자네 앞으로 계획이 뭔가?”
경민규가 노인에게 묻자 양성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지난번에 말한 인터넷 방송도 해봤는데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요, 형님. 저희가 방송인까지 데리고 와서 했는데 얼마 못 팔고 결국 적자만 냈어요.”
비즈니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가족 중 누구도 업계를 물려받으려는 사람이 없었고 하루 종일 과일 농부와만 연락하니 농부가 된 것 같았다.
“삼촌, 방송인 데려오면 비용이 높을 텐데 직접 해보지는 않으셨어요?”
경현민이 묻자 양성휘는 머리를 긁적였다.
“했는데 최대 200명까지 들어왔고 절반은 공장 사람들이었어.”
그 말에 경민규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기성세대인 그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업가로서 시장과 소비자를 존중하지만 새 시대의 물건들에 익숙하지 않고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도 몰라 그냥 거울 앞에 서 있는 광대 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 제품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이런 제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완전히 싼 제품이거나 아예 명품 브랜드가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했다.
경민규도 이젠 정직하게 자기 사업만 하는 건 대외적으로 고리타분한 소리를 듣기 좋다는 걸 깨달았다.
10여 년 전 몸이 지금 같지 않을 때 한번 말을 꺼냈다가 물매를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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